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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신공덕 시대(2)
동창회보 “진수회지”에 실을 두번째 “신공덕시대”라는 Time machine을 탑니다. 몇 번이나 계속 될지는 모르나 이 짧은 이야기를 쓰는 것은 참 즐겁습니다. 여러분들도 재미있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신공덕 시대 (2)
신공덕 시대로의 진입.
1958년 겨울은 무척 추웠다. 시골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에게, 대학시험 치러 온 서울 나들이가 서툴러서였을 것이다. 시험 치기 전 날 우리는 신공덕 공대 본관에 모여 약간의 주의사항과 안내를 받은 뒤 고향 선배들이 정해놓은 하루 저녁 묵을 민박집으로 향했다. 무수천을 따라 걸어 올라 갔다. 그것이 물이 없는 無水川 이었든지 근심이 없는 無愁川 이었든지 그때 정말 알고 싶었으나 아직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물없는 무수천을 따라 올라가 중계리 어느 집이 배당이 되었다. 선배들의 하숙집이었다. 방학 때라 모두귀향하고 방들이 비어 있었지만 하숙생들의 짐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군불을 잔뜩 때어 놓아 들어서니 후끈거렸다. 게다가 그 날은 푸짐한 밥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동네는 소 도축장으로 유명했었는데 그 날이 소를 잡는 날이라는 것이었다. 불고기에 고깃국이 푸짐하게 나왔다. 그 방은 제법 커서 대 여섯 명이 한 방에 들었다. 등도 따뜻하고 뱃속도 든든해서 편안하게 잠이 들 참이었다.
그런데 내 옆에 누운 친구 머리맡에 수학 문제집이 놓여 있었다. 경기 고등학교의 모의 시험 문제집이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좀 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심드렁하니 그러라고 했다. 나는 엎드려서 그 기하 문제집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대부분 한번씩 풀어본 문제들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아주 상식적인 문제이고 대답도 바로 나오는 문제였다. 그런데 그것이 색다르게 해석되어 있었다. 세 개의 경우로 나누어 각각 해답을.....